2022년 04/04-04/06. 바르샤바
1.
베트남에서 일하면서 주말에 짧게 다녀오는 해외여행을 자주 다녔는데 이제는 파리에서 일하는 것도 좀 안정이 되고 특히 폴란드에 자비에가 있는 동안에 방문할 기회를 만들어야겠다 싶어서 6월 6일의 공휴일에 맞춰서 가게 되었다. 마침 피에르 생일이 6월 1일이라 생일선물로 비행기티켓을 사줬고, 나보다 먼저 바르샤바에 가 있게 했다. 공항에서의 붕 뜬 느낌이나 모르는 언어의 장벽이 주는 그런 생소함이 여행의 첫번째 짜릿함이다. 베트남에서 저렴한 비엣젯으로 국내선을 탈 때 말고는 이렇게 비행기가 연착된 적이 없었는데 이번엔 거의 2시간 가까이 늦어졌다. 카운터에서도 아무런 인폼도 없이 게이트가 열리지 않고 사람들이 무리지어서 기다리고, 연결된 그 다음 비행기까지 놓치게 되는 사람들만 발을 동동 구르면서 비행기가 언제 도착하는지 묻고 있었다. 낯선 공항에서 누군가 나를 기다리고 있다는 걸 아는건 마음이 굉장히 놓이고 설레는 일이다. 그렇다고 길을 잃는 것도 아니지만 유심카드를 공항에서 살 필요도 없고, Arrival에서 몸만 나오면 되는 그런 안도감. 그래서 경진이가 크리스마스에 파리에 올때도 그렇게 해주고 싶은데 어떻게 핑계를 만들어서 조퇴를 하고 나가야 할지 고민이다. 이날은 비행기가 연착되서 예정된 곳에 내려주지 않았는지 피에르와 자비에를 못찾아서 한참을 기다리다가 근처 편의점에서 유심을 사서 전화해야겠다고 하는 찰나에 여기저기 뛰어다니고 있던 이 두 남자를 만났다. 자비에의 차를 타고 자비에의 집으로 향했다.
바르샤바의 공항은 쇼팽공항인데 샤를드골이나 JF케네디처럼 대통령의 이름이 아닌 예술가의 이름을 딴 공항이라 어쩐지 낭만적이다.
2.
내가 오기 전부터 미리 바르샤바에 도착해있던 피에르는 자비에와 함께 시골을 구경다니기도 했다. 올드타운이나 투어리스틱한 것들은 나와 본격적으로 보기 시작했는데 그래서 첫날엔 트램을 타고 올드타운으로 향했다. 알록달록하고 전통적인 양식의 건물들이 옹기종기 모인 곳이었는데 나중에 뮤지엄에서 알게된건 전쟁당시에 모든 도시가 붕괴되면서 올드타운 역시 복원공사를 거쳐서 다시 생겨난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그 당시의 흑백사진을 보면 건물의 형체도 보이지 않고 바닥에 가라앉은. 터 밖에 남지 않은 곳이었다. 중심부의 정사각형의 광장을 기준으로 해서 복잡하게 골목이 얽혀있는데 식당이나 관광품을 파는 상점, 박물관들이 많았다. 다음날에도 지나갔던 골목을 다시 한번씩 통과하고서야 어느정도 방향감각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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