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New york) The Met

가져온 카메라/US

by Simon_ 2022. 4. 28. 06:01

본문

728x90
반응형

1.

여행을 가면 새로운 풍경들을 더 많이 담아가고 싶어서 출근할 때처럼 일찍 일어나서 부지런히 움직인다. 현진이네 집에서 머무는 동안에는 아침에 마시는 크림커피와 고구마를 조식으로 삼아서 매일 반복했다. 여행까지와서 이렇게 일정한 규칙이 생기면 어딘가 마음의 안정이 드는건지. 먼저 냉동실에서 커다란 얼음 세개를 투명한 유리잔에 담는다. 미국에서는 물건들이 유럽에 비해서 전부 커다랗다. 이 얼음도 너무 컸고, 피넛버터도 이렇게나 큰 건 처음봤다. 프랑스보다 석회물이 훨씬 적은지 설겆이를 해놓은 유리잔들은 한국처럼 깨끗했다. 깨끗해서 터무니없이 투명한, 얼음을 3개 넣은 컵을 네스프레소머신 앞에 올려놓고 캡슐을 넣고 버튼을 누르면 아주 빠르게 커피가 내려졌다. 파리의 집에서 마시는 커피보다, 아뜰리에에서 마시는 Tassimo보다도 훨씬 빠른 속도로 나왔다. 캡슐 두개를 연속으로 내리고, 정수기에서 차가운 물을 조금 넣고, 나머지 윗부분은 크림을 부었다. 카페라떼와 비슷한데 조금 어딘가 부드러운 맛이다. 현진이는 다이어트를 지속적으로 하느라 고구마를 오븐에 구워서 식사대용으로 먹곤 했는데 이게 프랑스에서는 찾기 힘든 한국식 고구마라서 오히려 내가 더 많이 먹었다. 여기는 아주 진한 주황색의 고구마가 대부분인데 단호박과 맛이 유사하지만 대신에 단호박보다는 훨씬 무르다.

그렇게 도심을 누비는 아침풍경은 나처럼 이른시간부터 부지런히 움직이는 관광객들과 그 시각부터 일하는 뉴욕사람들이 섞여있다. 거리의 노동자들. 삶의 모습들. 광고를 보는 것도 좋았다. 영어권에 오니 스리랑카나 태국같은 전혀 이해할 수 없는 언어를 쓰는 국가를 여행할 때보다 더 많은 정보를 수용할 수 있는 것도 또 하나의 장점이 아닐까. 타임스퀘어 주변의 쇼핑몰 광고들이나 어플 광고들. 재미있어서 메모해놓은, 지하철에는 없고 LIRR에는 있는 회계사 서비스의 문구. We love doing taxes as much as you hate doing taxes (a lot). 




 

 

맨해튼의 지하철이 Street의 넘버를 그대로 표시한 것들이라서 어떤 역에 왔을때 어느정도까지 올라왔는지 직관적으로 알 수 있었다.

2.

이날은 비가 오는 일기예보를 보고 Met에서 오후를 보내리라 생각했는데 다른 관광객들도 모두가 같은 생각을 했는지 West side에서 비를 피해 버스를 타고 뮤지엄 앞에 도착했을 때에는 루브르에서 보는 것과 비슷한 정도의 줄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조금 머뭇거리다가 우산을 쓰고 있는 전세계 사람들의 줄에 몸을 실었는데 생각보다 빠르게 입장할 수 있었다. 시공간적으로 광범위한 작품들이 많아서 마음에 드는 곳에서 시간을 쏟기 위해서 여러 전시실을 종종걸음으로 산책을 다녔다. 그 중에 제일 좋았던 장소는 사진속에 보이는 이집트문화관이다. 싱가포르에서 가본 뮤지엄의 모습처럼 커다랗고 비스듬한 창문으로 한쪽에서는 자연광이 우아하게 쏟아지는 그런 느낌이다. 벽화가 가득한 이집트의 신전과 이 모던한 건물이 배합된 이 공간의 매력에 푹 빠져서 한참 걸터앉아 있었다. 


지하철의 인부들이 쓰는 도구라는 작품으로 시리즈 연작이 걸려 있던 것인데 너무나 아름다웠다.

728x90
반응형

'가져온 카메라 > US' 카테고리의 다른 글

(New york) Brooklyn  (0) 2022.08.18
(New york) Chelsea  (0) 2022.04.25
(New york) Midtown - Library  (1) 2022.04.21
(New york) West Village - East Village - Nina simone  (0) 2022.04.18
(New york) Arrival - Brooklyn bridge - Moma  (0) 2022.04.18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